한국 국방장관 "북한 내년 초 도발 가능성"

김관진 한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17일 서울-세종청사간 영상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관진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내년 초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 이후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한국 정부 안팎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 장관이 장성택 처형에 대해 북한의 유일체제를 공고화 하기 위한 것으로 일시적으론 북한 내부가 강화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 내부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정권이 장성택 숙청과 함께 공포정치를 동원해 권력구도를 강압적으로 재편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북한 권력층 안에서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도발 시기를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로 예상한 것은 북한이 3월에 시행되는 미-한 키 리졸브 훈련을 빌미로 이에 앞서 반발할 가능성을 고려한 분석으로 보입니다.

김 대변인은 김 장관이 특히 군부의 과도한 충성 경쟁이 도발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철권 공포정치는 계속 갈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예측했고 이 결과 북한 내부에 불안요소와 군부의 과도한 충성 경쟁으로 인한 오판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장관은 따라서 적이 도발하면 지휘세력과 지원세력을 모두 강력하게 응징해 도발 의지를 완전히 분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의 부형욱 박사는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 실패도 도발을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와 그에 따른 내부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박남기 처형, 그리고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이어졌던 북한의 도발 패턴으로 미뤄 장성택 숙청이 대남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입니다.

[녹취: 부형욱 국방연구원 박사] “내부의 적은 차단했지만 사실 내부의 불만을 장성택 척결만으로 다 해소시키지 못한다는 거죠, 외부의 적을 상정했을 때 제일 손쉬운 표적은 한국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한국을 향한 도발이 필요하죠.”

이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원회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당장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도발 유형이라는 판단입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도 17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출 것을 관련 기관에 지시했습니다.

정 총리는 장성택 처형이 반인륜적 행위로 북한 체제의 불안정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