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장성택 측근, 이권사업 놓고 북한군과 총격전'

  • 윤국한

북한은 지난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 사진은 13일자 로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재판 현장.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한 것은 정규 군과 장성택 추종자들간의 총격전이 원인이라고 미국의 유력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양측이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과 조개, 꽃게 등의 관할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는 겁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정권의 실력자로 알려졌던 장성택이 전격 처형된 배경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과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조개와 꽃게 등 주요 수출 물자의 관할권을 되찾으려는 북한 군부와 장성택 측 사이에 지난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사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군부에서 내각으로 이관됐으며, 그 결과 수익금이 장성택의 개인구좌 또는 장성택이 관장하는 노동당 행정부 산하 기관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올 가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성택에게 사업 관할권을 다시 군부에 넘기도록 지시했고,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은 이에 저항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전했습니다.

약 150 명의 병사들이 장성택이 관할하는 어장에 진입해 관할권 이양을 요구했지만 장성택의 추종자들은 장성택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며 거부했고, 결국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 관리들은 2 명 정도가 사망하고, 북한 군 병사들이 물러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장성택을 군부에 대한 자신의 권위와 김 씨 일가의 수입원에 대한 위협으로 여겼고, 이 것이 장성택 숙청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을 통해 김정은이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잠재적인 정적을 제거했지만 그 대가는 엄청나다고 밝혔습니다.

군부와 장성택 측근들간의 총격전은 북한 정권의 엘리트 계층 내부에서 누가 외화 수입을 차지하느냐를 놓고 엄청난 분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한편 `뉴욕타임스’ 신문의 보도에 앞서 한국의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장성택 처형에 대해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고 이권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