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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보도 사라져…'주민들에 함구령'


북한 김정일 사망 2주기인 17일 북한 주민들이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서 참배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사망 2주기인 17일 북한 주민들이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서 참배하고 있다.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던 북한 관영매체들에서 장성택 관련 보도가 사라졌습니다. 주민들에게도 함구령이 내렸다고 하는데요, 숙청의 후유증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세력의 종파 행위를 비난하는 보도들을 잇달아 내보냈습니다.

또 노골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장성택 처형을 지지하는 북한사회 각계의 거친 반응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 쓰레기 장성택은 천인공노할 반역행위를 감행하였다.”

하지만 이런 보도들이 15일부터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 전 부위원장 처형을 발표한 지 이틀만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앞두고 매체들은 일제히 추모 분위기를 띄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추모대회가 끝난 뒤에도 경제강국 건설을 독려하는 보도가 장성택 비난 기사를 대신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도 장 전 부위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구나 가족과의 자리에서도 장성택을 거론하다가 발각되면 반당행위에 동조한 것으로 간주해 엄벌하겠다는 경고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한국의 대북 민간방송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입니다.

[녹취: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장성택 사태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 결의 모임 등을 하면서 그 와중에 다른 얘기가 계속 나오나 봅니다. 그래서 장성택에 대해 일체 거론하지 말라고 해서 요새는 충성 편지 쓰고 회의하는 게 없어졌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처럼 ‘장성택 지우기’에 신속하게 나선 이유는 장 전 부위원장 처형의 후유증이 커지려는 조짐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김성민 대표는 이에 대해 조카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 전 부위원장을 처형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패륜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봉쇄하려는 조치로 분석했습니다.

장 전 부위원장에 대한 주민들의 동정론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국방연구원 박사] “장성택이 그동안 경제사회적으로 몇 십 년 동안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연을 맺어 놓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북한에서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사람 중 한 사람이 아니겠느냐,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장성택이 자꾸 인민들 사이에 회자되는 게 김정은 정권 입장에선 유리한 게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한편으론 공포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관영매체들을 통해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다시 전면에 부각시켜 주민들이 장성택 숙청 이전의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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