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신년사…'남북관계 개선' 강조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한국 당국이 이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진의를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해 19년 만에 부활시킨 육성 신년사를 2년 연속 이어간 겁니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새로운 진전을 위해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됐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나아갈 것이며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북한이 새해 들어 한국에 대해 대화공세를 거세게 펼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미국과 한국의 호전광들이 북침 핵전쟁 연습을 벌여 사소한 우발적 충돌도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엄청난 핵 재난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에서는 핵 문제나 미-북 관계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다만 북한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북한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친선협조 관계를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표명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장성택 세력 숙청과 관련해 당 안에 배겨있던 종파 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우리 당은 적중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반혁명 종파 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이 백배로 강화됐습니다.”

특히 당 안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일꾼과 당원, 그리고 근로자들의 사상교양 사업을 강화해 당의 사상과 의도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유일영도체계를 공고화하기 위한 거센 사상교양 바람을 예고했습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 해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며 대내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올해는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건설과 과학기술 발전 또한 중요과제로 꼽았습니다.

이와 함께 절약은 곧 생산이며 애국심의 발현이라며 전사회적으로 절약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통일부는 신년사 발표 직후 분석자료를 내고 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마련하자고 언급했지만 비난도 계속하고 있어 향후 태도 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방중상을 끝내자고 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비방하고 핵 재난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으며 `종북 소동' 등의 표현이 포함된 점을 들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해에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밝혔지만 다음 달에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후속 조치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외 측면에서는 이번 신년사가 핵 관련 언급 없이 기존 입장을 반복한 수준이라며, 과거보다 자주권 수호 의지와 외부 핵 전쟁 위협 등을 강조하면서도 핵 억제력 강화와 핵실험 등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