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세대 교체 주목

지난해 4월 평양 인민극장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회의에 참가한 대의원들이 공훈국가합창단공연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를 관람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오는 3월 치러집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의원 선거로 당과 군에 이어 최고인민회의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오는 3월9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는 형식상 북한의 입법기관으로 현 대의원들의 임기가 끝나면서 북한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치러지는 겁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임기는 5년으로 현 12기 대의원 680명은 지난 2009년 3월 선출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뒤 처음 치러지는 대의원 선거로 김 제1위원장의 충성파가 대거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당과 군에 이어 최고인민회의까지 세대교체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이번 선거를 계기로 최고 인민회의와 국가기구에서도 김정일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김정은의 사람들로 많이 채울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또 북한 고위인사들이 대부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통해 장성택 숙청에 따른 물갈이 작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김정은 시대의인물들로 교체하는 마지막 영역이 최고인민회의가 아닌가 생각을 하죠, 그 과정에서 장성택 숙청에 따른 잔여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장성택과 관련됐거나 또는 최근 여러 가지 사안으로 인해서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을 전반적으로 숙청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아직 대의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대의원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한달 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결과도 주목됩니다.

특히 북한의 경제 개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내각 개편의 폭과 방향이 관심거립니다.

정성장 박사는 박봉주 내각 총리 주도로 그 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던 관료들을 상대적으로 젊고 추진력 있는 사람들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입법과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시대 들어 추진하고 있는 일부 개혁적 조치들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나 농업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일 시대 최고 권력기구로 자리매김했던 국방위원회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식 통치방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가 주석직 부활 등 새로운 국가기구 체계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