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 스키장 성공, 남북관계 개선에 달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 시설을 현지 시찰했다고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 개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돼 한국 관광객이 찾지 않는 이상 마식령 스키장이 성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1천400만㎡ 부지에 사방으로 길게 뻗은 슬로프, 유럽에서 들여온 제설기와 제설차까지,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강원도 원산에 자리한 마식령 스키장의 모습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주민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마식령 스키장이 완공됨으로써 우리 인민들과 청소년들은 마음껏 스키, 스케이트, 썰매를 타며 체력을 단련하고...”

지난 14일 일본의 이노키 참의원 일행과 평양주재 외교사절들은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해 스키를 즐겼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건설된 스키장 시설을 자랑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한 홍보용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마식령 스키장에서는 이노키 의원 일행과 외교사절들을 제외하고 다른 관광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은 하루에 5천 명이 마식령 스키장을 찾아 연간 미화 약 6천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스키장 입장료와 리프트, 스키장비 대여료까지 합한 마식령 스키장의 하루 이용료는 한 사람 당 미화 34 달러.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보다 싼 이용료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정말 북한 주민을 위한 스키장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마식령 스키장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명도 경민대 교수입니다.

[녹취: 강명도 경민대 북한학과 교수] “외화벌이 수단으로 만든 거지, 북한에 스키 타는 사람이 어디 있고 장비가 어디 있냐고요. 아마 외국인들 관광 오면 평양에서 원산고속도로 있잖아요. 금강산에서 거기 150리 되나? 금강산 갔다가 원산해수욕장 해서 가면 관광벨트가 되거든요.”

게다가 원산 지역에는 공항이 없는 만큼 마식령 스키장까지 가는 길이 불편한데다 국제사회의 제제 속에 마련된 스키장비 상당수가 중고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마식령 스키장 사진에 대한 합성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스키장 관광객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각기 다른 렌즈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합성했다는 겁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의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 없이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남측 관광객이 금강산과 연계돼서 마식령을 가지 않는 이상은 현실적으로 성과를 거두긴 어렵다는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 그리고 마식령 스키장까지 남측 관광객이 갈 수 있느냐 여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북한이 한국, 중국 등과 동등한 수준의 스키장이나 놀이공원, 녹지시설 등 위락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 마식령 스키장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