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되고 있는 식량난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굶주림과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국경을 넘어 한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탈출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체제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VOA'가 준비한 `2014 북한 체제' 기획보도,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한 주민생활과 경제 전망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3년 차를 맞은 북한의 올해 경제정책 방향은 김 제1위원장이 연초에 발표한 신년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농업생산량을 늘려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겁니다.
[녹취:조선중앙TV] “올해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 타격 방향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 집중해야 합니다.”
북한농업 전문가인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의 올해 농업의 목표는 곡물 자급을 달성하는 데 맞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해 기후가 좋았고 비료 공급도 비교적 원활해 500만t이 넘는 곡물을 수확한 데 이어 올해는 자급 수준인 540만t 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중요한 정책기조 중 하나가 민생 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식량 생산량이 상당히 성과가 좋았고 아직 자급을 달성하진 못했으나 거의 직전까지 가 있는 상태라서 올해는 자급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권 박사는 관건은 비료와 각종 농자재 공급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해 발표한 경제개발구들 가운데 농업 분야에 초점을 맞춘 개발구들이 올해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룰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의 투자를 받아 농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13개 중 대, 여섯 개는 농업과 관련된 것입니다. 여기에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온실이나 축산 등이 다 포함돼 있거든요.”
가장 큰 외화벌이 수단인 지하자원 수출은 지난 10년간 무려 33 배나 증가했지만 생산능력의 한계로 더 늘어날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지하자원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탄의 올해 대중 수출 규모가 지난 해 1천600만t 수준을 크게 넘어서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입니다.
[녹취: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생산을 늘리려면 광산 기계에 투자해야 하고 광산 생산물을 항구로 실어 나르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그 두 가지가 이미 북한에선 포화 상태입니다, 신규투자가 없으니까요. 외국 기업 가운데 북한에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없고 재정투자로 할 수도 없는 상태라 생산이 거의 정체 상태인 거죠.”
다만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석탄을 외국에 헐값에 팔았다는 죄목 등으로 처형 당한 사실이 대중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중국 동북 3성의 화력발전소들이 북한의 석탄을 원료로 쓰고 있고 대체 수입원을 찾기도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 근로자 해외송출 사업은 김정은 시대의 역점 사업으로 꼽힙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해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이 20만 명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취업과 관련해 중국에 간 사람들이 7만 명에서 8만 명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중국 공장들의 북한의 젊은 노동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긴장 고조 행위에 나설 경우 중국 당국이 대북 압박용 카드로 북한 노동자들의 진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중국은 이미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에 불법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들을 단속하고 내보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대북 제재의 일환이죠. 대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중 관계가 어떻게 될 지에 따라서 중국 지역 내의 북한 인력 송출 규모가 규정될 겁니다.”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관광 사업 또한 한반도 안정이 핵심적인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결국 한반도 정세가 안정돼야 하고 핵심은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는 거죠. 이러한 한반도 정세가 만들어져야 북한에 많은 관광객이 갈 수 있는데 앞으로도 북 핵 문제나 남북관계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올해 관광을 통해 북한이 많은 외화 수입을 거두기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한 경제개혁 조치로 농업 분야에서 포전담당제를, 기업소에선 독립채산제를 부분적으로 시행했습니다.
특히 5 명 정도의 농민들을 한 단위로 토지를 맡겨 수확물 가운데 일부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한 포전담당제의 경우 시범사업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새 경영방식들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방식에 변화를 불러 올 만큼 확대 시행되긴 힘들겠지만 부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그러나 포전담당제나 독립채산제나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생산에 필요한 자재 공급, 자금 동원, 그리고 그것을 판매할 수 있는 무역 권한이나 국내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 형성, 기업소들간의 상호 거래 규정이나 관행 등 이런 모든 연결 고리들이 풀려야 생산물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장성택 처형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민생 안정은 올해 북한 당국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대외적으로 펼치고 있는 ‘평화공세’도 민생 안정을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서지 않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민생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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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3년 차를 맞은 북한의 올해 경제정책 방향은 김 제1위원장이 연초에 발표한 신년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농업생산량을 늘려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겁니다.
[녹취:조선중앙TV] “올해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 타격 방향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 집중해야 합니다.”
북한농업 전문가인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의 올해 농업의 목표는 곡물 자급을 달성하는 데 맞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해 기후가 좋았고 비료 공급도 비교적 원활해 500만t이 넘는 곡물을 수확한 데 이어 올해는 자급 수준인 540만t 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중요한 정책기조 중 하나가 민생 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식량 생산량이 상당히 성과가 좋았고 아직 자급을 달성하진 못했으나 거의 직전까지 가 있는 상태라서 올해는 자급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권 박사는 관건은 비료와 각종 농자재 공급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해 발표한 경제개발구들 가운데 농업 분야에 초점을 맞춘 개발구들이 올해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룰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의 투자를 받아 농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13개 중 대, 여섯 개는 농업과 관련된 것입니다. 여기에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온실이나 축산 등이 다 포함돼 있거든요.”
가장 큰 외화벌이 수단인 지하자원 수출은 지난 10년간 무려 33 배나 증가했지만 생산능력의 한계로 더 늘어날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지하자원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탄의 올해 대중 수출 규모가 지난 해 1천600만t 수준을 크게 넘어서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입니다.
[녹취: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생산을 늘리려면 광산 기계에 투자해야 하고 광산 생산물을 항구로 실어 나르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그 두 가지가 이미 북한에선 포화 상태입니다, 신규투자가 없으니까요. 외국 기업 가운데 북한에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없고 재정투자로 할 수도 없는 상태라 생산이 거의 정체 상태인 거죠.”
다만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석탄을 외국에 헐값에 팔았다는 죄목 등으로 처형 당한 사실이 대중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중국 동북 3성의 화력발전소들이 북한의 석탄을 원료로 쓰고 있고 대체 수입원을 찾기도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 근로자 해외송출 사업은 김정은 시대의 역점 사업으로 꼽힙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해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이 20만 명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취업과 관련해 중국에 간 사람들이 7만 명에서 8만 명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중국 공장들의 북한의 젊은 노동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긴장 고조 행위에 나설 경우 중국 당국이 대북 압박용 카드로 북한 노동자들의 진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중국은 이미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에 불법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들을 단속하고 내보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대북 제재의 일환이죠. 대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중 관계가 어떻게 될 지에 따라서 중국 지역 내의 북한 인력 송출 규모가 규정될 겁니다.”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관광 사업 또한 한반도 안정이 핵심적인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결국 한반도 정세가 안정돼야 하고 핵심은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는 거죠. 이러한 한반도 정세가 만들어져야 북한에 많은 관광객이 갈 수 있는데 앞으로도 북 핵 문제나 남북관계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올해 관광을 통해 북한이 많은 외화 수입을 거두기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한 경제개혁 조치로 농업 분야에서 포전담당제를, 기업소에선 독립채산제를 부분적으로 시행했습니다.
특히 5 명 정도의 농민들을 한 단위로 토지를 맡겨 수확물 가운데 일부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한 포전담당제의 경우 시범사업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새 경영방식들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방식에 변화를 불러 올 만큼 확대 시행되긴 힘들겠지만 부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그러나 포전담당제나 독립채산제나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생산에 필요한 자재 공급, 자금 동원, 그리고 그것을 판매할 수 있는 무역 권한이나 국내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 형성, 기업소들간의 상호 거래 규정이나 관행 등 이런 모든 연결 고리들이 풀려야 생산물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장성택 처형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민생 안정은 올해 북한 당국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대외적으로 펼치고 있는 ‘평화공세’도 민생 안정을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서지 않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민생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