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신 컴퓨터 운영체제, 미 애플사 맥과 유사

지난해 5월 북한 평양에서열린 봄철국제상품전람회에서 주민들이 소형 컴퓨터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자체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 별’의 새로운 버전이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유명 컴퓨터 회사인 애플의 ‘맥’ 컴퓨터 방식과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붉은 색으로 붉은 별이란 글자와 함께 별표 모양의 로고가 뜹니다. 이어 “우리식 조작체계 붉은 별”이라는 설명에 덧붙여 설치 준비를 하고 있다는 표시가 나옵니다.

시간대를 조선-평양으로 맞추고 다음 버튼을 누르면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담긴 사진 13장이 나옵니다. 컴퓨터 전체 화면에 쓸 사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노스 코리아 테크’는 지난 달 31일 `붉은 별 3.0'의 사진을 공개하고, 애플 맥과 흡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시간대와 전체화면 사진을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바탕화면 아이콘 배치까지 애플 맥 컴퓨터의 운영체제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붉은 별 최신 버전은 지난 해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3개월 동안 가르쳤던 미국인 윌 스코트 씨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스코트씨는 평양에 있는 조선컴퓨터중심(KCC) 소매점에서 북한 돈 1천원, 미화로 12센트를 주고 붉은 별 최신 버전을 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코트] "I paid 1,000 won for it…and it does resemble MAC…."

처음 붉은 별 3.0을 봤을 때 애플의 맥 운영체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10여 년 전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체제 `붉은 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붉은 별은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다가 지난 2010년 김일성대학에 유학 중이던 러시아 학생이 인터넷에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소개된 붉은 별은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운영체제인 윈도우 7과 흡사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현재 북한이 사용하는 최신 버전 붉은 별 3.0은 지난 해 중반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북한의 운영체제 변화가 북한 주민들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연구소 서유석 상임 연구원입니다.

[녹취: 서유석 연구원] "주민들하고 직접적인 연관은 없죠. 왜냐하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갖춘 사람도 별로 없고 대부분 컴퓨터는 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실습을 위해 사용하니까요."

실제로 북한에는 평양에만 컴퓨터가 일부 보급돼 있을 뿐 지방에는 30 가구에 한 집 정도가 중국산 중고 컴퓨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인터넷 서비스도 외국인과 교수진, 대학원생에 제한돼 있어 일반 주민들은 접근조차 불가능 합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컴퓨터 운영체제와 데이터베이스 과목을 가르쳤던 스코트 씨는 북한 대학생들이 학교 컴퓨터실습실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검색기록이 남아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코트] "They weren’t casually browsing the internet very much for the student…"

스코트 씨는 따라서 북한에서 연구와 조사 목적 외에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