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에 적십자 실무접촉 12일 개최 제의

한국의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이 5일 서울청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포함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협의할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12일 갖자고 북한에 제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의 후속 조치인데요, 북한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 등을 논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오는 1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자고 북한에 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5일 오전 판문점 연락관채널을 거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은 회담 제의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수령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우리 측의 제안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하루라도 빨리 이산의 한을 풀 수 있도록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자´는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후속 조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제안했고, 4일에는 서신 왕래와 화상 상봉 등을 북측과 협의할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다뤄야 할지,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논의해야 할지를 놓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여왔습니다.

박수진 부대변인은 이산가족 문제가 순수한 인도적 사안인 만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협의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박수진 부대변인] “중요한 것은 격이나 급이라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측이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고려하여 우리 측의 제의에 조속히 호응해 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적십자 실무접촉 제의에 당장 호응할 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이 진행 중이고 북한이 최근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구제역 방제를 돕기 위한 한국 정부의 지원 제의에도 열흘 가까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으로서도 군사훈련과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6일 이후에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합의한 것을 ‘통 큰 용단’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남북대화에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한국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비료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역제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의제를 다룰 수 있는 고위급 접촉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은 지난 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하면서 상봉 행사가 끝난 뒤 적십자 접촉을 이어가기로 한 데 이어, 편리한 시기에 고위급 접촉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