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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에 구제역 방역 지원 실무접촉 제안


김의도 한국 통일부 대변인. (자료사진)
김의도 한국 통일부 대변인. (자료사진)
한국 정부가 북한에서 발생한 구제역 퇴치 작업을 지원하겠다며 남북 실무접촉을 제안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남북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타면서 대북지원 확대 방침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구제역 확산 방지와 퇴치를 위한 지원 의사를 전달하고 이를 위해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4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농림축산검역본부장 명의의 통지문을 북한측 국가수의방역위원장 앞으로 보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지원할 의사가 있다. 그래서 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 실무 접촉을 갖자는 내용입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구제역 발병 사실을 통보했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사동구역의 돼지 공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3천200여 마리의 돼지가 O형 구제역에 걸렸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지원 계획에 대해선 북한측의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측의 이번 제안은 정부 차원의 지원으론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9월 수재 지원 이후 3년 5개월 만입니다.

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3월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약품과 장비 등 240만 달러 어치를 지원한 예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제의가 최근 남북 관계의 긴장이 풀리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제의가 나온 데 대해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북한의 지원 요청이 없는 데 도 한국 정부가 먼저 제의한 것은 남북 해빙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이산 가족 상봉이라든지 남북 고위급 회담도 있었잖아요, 그런 것으로 봐서 한국 정부도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선제적으로 하자는 뜻이 있을 겁니다”

한편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농업분야 남북 협력 사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협력 사업을 총괄할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협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는 실무기구로 추진단을 둔다는 계획입니다.

오경태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입니다.

[녹취: 오경태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대전제가 남북관계 개선사항이나 신뢰회복이 전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들은 지금은 이 문제를 농식품부가 독단적으로 치고 나갈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그런 것을 대비해서 기구도 만들어놓고,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협의회는 온실과 농축산 자재 지원, 공동 영농 시범 사업, 시범 조림, 산림 병충해 방제 사업 등 과거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차원에서 시행한 경험이 있는 사업부터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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