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 차석대사 "킹 특사 방북 허용 안해"

북한의 리동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자료사진)

북한이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초청할 경우 킹 특사를 보내 케네스 배 씨 석방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혀 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리동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4일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관련 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리 차석대사는 지난 달 24일 기자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구실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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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 The total intention…”

미국은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시켜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을 교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리 차석대사는 미국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를 앞세워 북한인권 문제를 조작하고 있다면서 미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The DPRK has no…”

북한은 킹 특사의 방북을 허용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리 차석대사는 킹 특사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면서 북한에 대한 음모를 만들어 내는데 앞장섰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초청할 경우 킹 특사를 파견해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석방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혀 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8월에 이어 지난 2월에도 배 씨 석방 협상을 위해 킹 특사를 초청한 뒤 갑자기 취소했었습니다.

리 차석대사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응해 강경한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And this kind of maneuvers…”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포함해 어떠한 빌미로든 북한의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술책들을 금지선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는 겁니다.

리 차석대사는 미국도 이 금지선을 넘을 경우 어떤 대응조치가 있을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달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계속될 경우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해 리 차석대사는 현재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만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재개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