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미국인 2명 혐의 확정, 기소 준비 중'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 (자료사진)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인 관광객 2 명에 대한 적대행위가 확정돼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대화 재개를 압박하는 카드로 억류자 문제를 또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북한 당국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 씨와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의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기관이 이들을 조사했다며 조사 결과 적대행위 혐의가 증거 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확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조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미 확정된 적대행위 혐의들에 근거해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함께 조사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영사 접촉이나 대우 등은 유관국 법률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들의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만큼 조만간 재판을 통해 형을 확정한 뒤 관영매체를 통해 그 사실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지난 4월 26일 밀러 씨의 억류 사실을 공개하며 밀러 씨가 관광객으로 북한에 들어오면서 입국검사 과정에서 망동을 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같은 달 29일 북한에 들어간 관광객 파울 씨에 대해선 지난 6일에야 억류 사실을 처음 공개했고, 억류 이유는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파울 씨의 가족들은 변호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파울 씨가 북한에 간 것은 관광 때문이지 전도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성명은 파울 씨가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곳을 찾는 모험을 즐겼다며 그의 아내와 세 아이가 남편과 아빠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북한이 또 다시 억류 미국인 문제를 들고 나온 데 대해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고 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을지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앞둔 상황 또 핵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나름대로 미국에 대한 압박, 미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북 핵 문제나 북-미 관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미국에 대한 압박 기조의 의미를 포함한 행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이들과 함께 지난 2012년 11월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케네스 배씨까지 모두 3 명입니다.

또 한국인 선교사로 북한에 억류됐던 김정욱 씨도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아직까지 풀려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