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4일) 서울대에서 특별강연을 했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서 국회가 아닌 대학에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시 주석은 오늘 연설에서 한반도의 핵무기 존재를 반대한다고 밝혀, 사실상 북한 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하고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실현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특히 한-중 두 나라 관계가 역사적으로 고난을 함께 해 온 이웃이었다며, 최근 과거사와 집단자위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겨냥해 두 나라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또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서울의 가구박물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초대한 특별오찬에 참석했는데요, 두 정상이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기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의 집단자위권에 관한 헌법해석 변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두 정상은 또 일본 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검증 문제와 관련해서도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과 북한 간 대화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납북자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 하지만 북한 핵 때문에 부과된 제재 조치 해제는 잘못 다뤄지면 국제공조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한-중 두 나라 정상은 시 주석 방문 기간 내내 친밀감을 과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서방 주요 언론들은 이번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서방 언론들은 두 나라 정상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 내용을 보면 양국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는 평가인데요,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을 예로 들면,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한-중 두 나라 정상이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하기로 공식 결정했습니다.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일본 정부는 오늘 각의를 열어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가해온 경제 제재 중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위해 국내법상 필요한 절차를 마쳤다며, 일본인 납북 문제는 아베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과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대북 제재들이 해제됐나요?
기자) 북-일 간 인적 왕래 제한이 풀리고요, 대북 송금과 현금 반출 보고 의무가 풀립니다. 또한, 인도주의 목적의 북한 선박 입항도 허용됩니다.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 역시 앞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입국이 금지된 사람이 아니라면 허용됩니다. 일본 내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인사들의 북한 왕래가 자유화된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만경봉 92호 입항은 제재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이번 조치는 북한이 납치 문제 재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했기 때문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북한이 납치문제 재조사에 착수하면 일본이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북-일 합의에 따라 이날부터 특별조사위원회를 조직하고 모든 일본인에 관한 포괄적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국방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기관을 조사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해당 기관과 관계자들을 조사에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고 북한 측은 밝혔습니다. 위원장에는 서대하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 부위원장에는 김명철 국가안전보위부 참사와 박영식 인민보안부 국장이 임명됐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대북 제재 일부 해제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일본의 납북자 문제 해결 노력을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특히, 일본이 납북자 문제 해결 과정에서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일본이 납북자 가족의 이해관계 뿐아니라 자국 안보와 외교 파트너들의 북한 비핵화 노력을 두루 고려하는 투명한 방식을 추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일본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면서 북한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협상과 제재 해제 결정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공조를 흔들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이번에 실시되는 새로운 조사가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로 납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납북 일본인의 상징적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씨는 이번 조사에 북한 국방위원회와 국가안전보위부가 참여해 과거보다 나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현 단계에서 일본 정부가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는데요, 메구미 씨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 씨는 북한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납치 피해자들의 생사가 확인된 뒤에 정부가 대북 제재 해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올해 부족한 식량을 거의 확보하지 못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식량농업기구는 어제(3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7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 식량 부족분의 7%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 초까지 외부로부터 확보한 곡물은 2만5천2백t 입니다. 이는 올해 10월까지 부족한 곡물 34만 1백t의 7%에 불과한 규모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 현재 북한이 확보한 전체 물량 중 수입은 1만3천t, 외부 지원은 1만2천2백t에 그쳤습니다. 특히 지난 6월 현재 북한에 대한 외부 지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만6천4백t 비해 무려 95%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이연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