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한 가뭄으로 이모작 작황 피해…가을 추수까지 악영향

북한이 심각한 가뭄으로 농업 증산 노력에 비상이 걸렸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는 지난달 21일 평양시 강남군 당곡협동농장의 가뭄 대응 노력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북한에서 초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전망했습니다.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추수 전망도 밝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심각한 봄 가뭄이 이모작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식량농업기구가 전망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9일 발표한 ‘국가보고서 (Country Brief): 북한편’에서 올해 초 봄 가뭄으로 밀과 감자 등 이모작 수확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밀 수확량이 7만4천500t 정도에 이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5년 간 평균 수확량에 비해 30% 정도 감소한 수치라는 겁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밀과 보리, 감자 등 조기재배 작물들이 파종 시기인 3, 4월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북한 내 최대 곡창지대인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도, 그리고 평양 일대의 농경지가 가장 컸습니다.

보고서는 6~7월 사이 거둬들이는 감자도 물 부족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박사는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가뭄으로 북한의 이모작 작황이 적어도 10만t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최근 수확 작업이 거의 끝난 감자 농사가 큰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감자는 이른 봄인 3월 달에 주로 심는데 심을 때 물이 너무 적었고, 또 앞으로 옥수수 농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확할 예정인 이모작을 50만t 이상으로 보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예상량 보다 10만t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도 북한 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물 뿐아니라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수확 작물도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쌀 농사의 모내기와 옥수수 파종이 통상 4월에 시작돼 6월 중순까지 진행되는데 4월에 비가 적게 내려 모내기 시기가 늦어졌다는 겁니다.

권태진 박사는 봄 가뭄의 피해로 북한의 식량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식량 부족난은 더 크죠. 이모작은 당초 예상보다 줄었고, 10만 t 정도 줄었으니까 당초 식량 부족분 34만t과 더하면 40~50만t 정도가 부족한 거죠. 당초 부족량은 늘어나고 원조나 수입량은 줄어드니까 식량 사정이 안 좋아지는 거죠.”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올해 식량 부족분 34만t에 이모작 수확 감소량을 합하면 그만큼 식량 부족량이 늘어난다는 설명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앞서 올해 10월 말까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34만t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외부로부터 확보한 곡물은 부족분의 7%인 2만5천2백t에 그쳤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공공배급체계 (PDS)를 통한 식량배급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곡물 수입을 늘리거나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