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10곳 중 8곳 “통일되면 북한 진출 의향”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개성공단 전체 입주기업 대표 회의'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 (자료사진)

한국의 중소기업 10 곳 중 8 곳은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북한에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상당수가 개성공단 국제화와 제2 개성공단 추진이 통일 준비에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남북한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경영인 600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통일이 되면 북한에 진출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78%에 달했습니다.

또 통일이 중소기업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도 82%나 됐습니다.

복수응답 방식으로 통일에 따른 긍정적 요인을 묻는 질문에선 내수시장 확대가 52%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북한 인력 활용이 47%, 새로운 사업기회 제공이 36%, 그리고 북한 지하자원 개발이 28%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에서 자문을 맡은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입니다.

[녹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 “한국의 중소기업은 내수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최근 경기 상황이 안 좋아서 내수가 어렵다 보니까 중소기업들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면 통일에 따른 부정적 요인으로는 통일비용 부담과 사회.경제적 혼란, 그리고 미래 상황 불투명 등이 지목됐습니다.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하다’와 ‘중요하다’가 각각 53%와 20%가 나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9%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그 이유로는 경제적 대도약의 기회라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했고 민족동질성 회복과 안보 리스크 해소, 동북아 주도권 확보, 국가 위상 제고 등이 꼽혔습니다.

하지만 통일경제에 전혀 준비를 안 했다는 중소기업 경영인이 63%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실질적인 준비 상태 사이에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통일 준비에 필요한 중소기업 정책으로는 남북 산업구조를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산업생태계 조성과 개성공단 국제화 등 맞춤형 제 2 산업단지 추진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각각 44%와 43%가 나왔습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입니다.

[녹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 “해외로 나가 있는 중소기업들이 유턴할 수 있는 기지가 필요하고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도 새로운 생산기지가 필요한 시점에서 개성공단을 더욱 활성화하거나 제2의 개성공단을 추진해 활성화하면 자연스럽게 통일로 나갈 수 있고 통일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추진과제로는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 유도, 북한의 경제특구와 연계한 교통 물류 전력 통신 등 민생 인프라의 남북 경협 추진 등의 순으로 꼽았습니다.

향후 남북 통일환경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선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45%로 가장 많았고,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이 34%, 반대로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은 21%로 조사됐습니다.

통일 시기에 대해선 20년 이후를 꼽은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고 이어 6년~10년 사이가 20%, 16년~20년 사이가 19%, 11년~15년 사이가 18%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