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곡물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모두 5만 8천여t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2만4천여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겁니다.
이 가운데 밀가루가 4만여t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쌀과 옥수수가 각각 1만 3천t과 3천420t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옥수수는 지난해 수입량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올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의 양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예년보다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민간연구소 GS&J의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장입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지난해 북한 내 옥수수와 쌀 작황이 좋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 적게 수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밀의 경우 올해 가뭄으로 인해 이모작으로 재배한 밀 생산이 평년의 70% 밖에 안될 정도로 안 좋아, 많이 수입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전년보다 4.5% 늘어난 598만4천t으로, 쌀은 11%, 옥수수와 콩 등 전체 곡물 생산량은 4%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난하는 한편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에도 중국 군의 참전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이 올 상반기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는 10만 9천t으로, 지난해의 13만9천t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지난 1분기에는 중국산 비료를 월평균 2만t 넘게 수입하다, 2분기 들어서는 수입을 크게 줄였습니다.
권태진 원장입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올해의 경우 요소 위주로 수입을 많이 해 성분으로 계산하면 약 13%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북한 내부적으로 자체 비료 생산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올해 비료 사용량은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한국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주민들에게 식량 증산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북한 내부적으로 비료 생산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