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 성지, 한국 첫 사제 김대건 신부 태어난 곳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 두번째)이 당진의 솔뫼 성지를 방문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소년을 만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서울과 충청남도에 있는 가톨릭 성지를 여러 곳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 성지들이 한국 가톨릭의 ‘순교의 역사’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각국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고 자란 곳입니다.

교황은 김 신부의 영정에 장미꽃을 바치며 기도를 한 뒤, 희귀병과 암 등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과 불임을 극복한 부부와 자녀들을 만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봉헌되는 ‘시복 미사’에 앞서 서소문 순교지를 방문합니다.

‘시복 미사’란 가톨릭 신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에게 ‘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식입니다.

서소문은 200여 년 전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인륜을 저버렸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된 곳입니다.

유경촌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의 관련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녹취: 유경촌/서울대교구 보좌주교] “124 위 중 27 명이 서소문에서 치명(순교)을 당하셨는데, 단일 순교지로서는 최대로 많은 성인을 배출한 순교 성지입니다.”

교황은 순교자들이 서소문 성지에서부터 순교자들이 끌려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형조가 있던 자리인 광화문에서 순교자들이 ‘인간 자유의 선각자며 복된 이들’임을 선포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에는 충청남도 서산에 있는 해미성지의 소성당을 방문합니다. 해미성지에서는 1790년대부터 100년 간 1000 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됐습니다.

처형장이었던 해미읍성에는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가 순교한 옥터와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았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습니다.

교황은 이날 오후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주관합니다.

교황의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 뒤 순교자들의 유해를 참배합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기해박해와 병인박해 때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돼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