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장관, 북한에 이산가족 문제 대화 촉구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추석인 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합동망향제에서 축사로 실향민을 격려하고 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북한 측에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실향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북측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이미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8일 추석을 맞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이산가족 합동경모대회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한국 정부는 남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갖고 이번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한 공동의 관심 사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또 매년 수 천 명의 이산가족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참으로 무겁고 참담한 마음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남북의 모든 가족이 한 자리에서 차례를 드리는 통일의 그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한국 실향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만여 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13만여 명 가운데 47%인 6만여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조사 당시 5만 7천여 명이던 이산가족 사망자가 8개월 동안 2천 500여 명이나 늘었습니다.

지금까지 상봉 행사를 통해 이산가족을 만난 사람들은 남북한 통틀어 3천여 가족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 대부분이 북측 가족을 만나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 겁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상봉 신청을 한 전체 실향민 가운데 사망자가 생존자보다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예상되는 이산가족의 남은 수명을 고려할 때 생존자들이 한 번이라도 북측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 규모를 매년 6천 600 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입니다.

[녹취: 이상철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정말 시간이 없는 이런 상황인데 지난 60년 동안 북에 있는 가족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걸 알아야 서신 교환을 하든지 그렇게 하고. 상봉 문제는 정례화시켜서 한 달에 한 번씩 한다든지 해야 하지 않겠나…”

현재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상봉 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실향민 가운데 90세 이상은 10%, 80대 41%, 70대가 29%로 고령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