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기간 중 북한 인권 장관급 회의 열려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 본회의장. (자료사진)

북한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국제 장관급 회의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별도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도 이에 정면 대응할 것으로 예상돼 유엔을 무대로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달 하순 유엔총회 기간에 부대 행사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국제 장관급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여는 이번 회의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주관하고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그리고 유럽의 주요 국가 장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장관들의 일정을 고려해 개최 날짜를 최종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총회 기간 중에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회의가 이뤄진 것은 올해 초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북한 내 수용소 등 인권 유린 실태를 담아 발표한 보고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COI 보고서 발표 이후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침해 책임자를 국제사법 절차에 제소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미국 내에선 의회와 민간단체, 연구기관 등에서 부쩍 북한인권 문제에 모종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케리 장관이 회의에 직접 나서는 것은 북한인권 문제를 보다 전면에 부각시키려는 미 당국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도 이번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분명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북한도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이번 유엔총회는 북한인권을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의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리수용 외무상은 오는 27일로 알려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한 두 나라의 문제 제기를 북한체제를 전복하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또 다른 한편으로 리수용이 직접 유엔무대에 가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소극적 입장을 떠나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합니다.”

북한은 또 지난 13일 이례적으로 자체 인권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 내 주민의 인권이 잘 보장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의 인권 대화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인권연구협회 이름으로 발표된 보고서에는 북한이 인권 대화를 반대한 적이 없고 그간의 입장은 진정으로 인권 문제에 관심 있는 나라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자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최근 유럽을 돌며 유럽연합 인권특별대표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점점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 데 따라 북한의 위기 의식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