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한국과 이란 외교장관이 6년 만에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과의 모종의 협력관계를 의심받고 있어 회담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이번 주 중 한국과 이란이 별도의 공식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이란의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오는 26일쯤 양자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곧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해 회담 개최가 사실상 결정됐음을 내비쳤습니다.
윤 장관과 자리프 장관은 이란 핵 협상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북한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과 이란 두 나라의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동안 양자회담을 갖지 못한 것은 이란의 핵 개발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국제사회가 이란에 제재를 단행했고 한국도 일부 제재에 동참하면서 두 나라 관계는 자연스레 걸끄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란과,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합친 6개 국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과 서방의 제재 완화를 골자로 한 초기 단계 조치에 합의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 게 이번 회담이 가능해진 배경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이란은 북한과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고 특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과의 커넥션을 의심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한층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도 최근 이란을 방문해 자리프 장관과 회담하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한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협력관계에 있는 이란 측에 북 핵 문제 해결에 협력해 줄 것을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핵무기 개발이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북한과 이란의 커넥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입장에선 이란에 대해서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북한과 이란 간 커넥션이 가져올 수 있는 우려를 제기함으로써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이란의 협력을 끌어내려는 메시지들이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가 에너지와 건설 등 주요 교역 상대인 두 나라 관계에 가져 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펼칠 전망입니다.
핵 개발 의혹에 대해 이란과 국제사회가 초기 단계 조치엔 합의했지만 이후 협상 과정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를 준수하는 틀 내에서 필요한 양자 관계 개선과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