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미국인 밀러, 가족과 통화 모습 공개

북한에 억류돼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매튜 토트 밀러 씨(오른쪽)가 24일 가족과의 전화 통화를 위해 북환 교도관과 함께 평양의 한 호텔을 방문했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 씨가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후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밀러 씨는 노동교화소에서 하루 8시간 농사일을 한다며, 그 밖에는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AP통신'은 25일, 가족과의 전화통화를 위해 북한 교도관과 함께 평양의 한 호텔을 찾은 밀러 씨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죄수복으로 보이는 회색 옷에 회색 모자를 쓴 밀러 씨는 교도관이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밀러 씨가 아버지와 통화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밀러 씨는 노동교화소에서의 상황이 어떠냐는 물음에, 하루 8시간의 노동을 한다며, 대부분 땅을 일구는 농사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 외에는 고립된 채 아무와도 접촉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밀러 씨는 현재 건강 상태는 좋다며 아픈 데나 다친 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밀러 씨는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영부인, 존 케리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에게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 쓴 편지를 `AP통신'에 보여준 뒤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동봉했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한 밀러 씨는 입국심사 과정에서 관광증을 찢고 망명을 신청하는 등 법질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고, 지난 14일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밀러 씨 외에도 다른 2 명의 미국인이 더 억류돼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돼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매튜 토트 밀러 씨(오른쪽)가 24일 북한 교도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과의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제프리 파울 씨는 지난 4월 말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갔다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다 5월 초에 체포돼 억류됐습니다. 파울 씨는 조만간 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22개월째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는 지난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