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대북전단, 북한 정권에 에볼라 처럼 민감한 사안"

10일 한국 경기도 파주에서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고 있다.

남북한 정부는 오판을 야기할 수 있는 비무장지대의 어떤 총격도 자제해야 한다고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대북 전단을 북한 정권에 대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비유하면서 외부 정보를 보내는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10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으로 인한 남북 간 총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We gotta always remember we must maintain armistice. When we have exchanged fire…”

비무장지대에서 지상군의 총격은 해상보다 더 심각한 오판을 야기해 확전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양측 모두 정전협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내면서 북한 정권이 대북전단에 대해 어떤 적개심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평화와 정전협정 준수 차원에서 행동을 자제해야 하고 한국도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 do know the balloon antagonizes the North Koreans…”

서먼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돌발 사태에 확고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그러나 평온 상태에서 비무장지대의 우선 책임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전협정의 준수와 평화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대북 전단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위협을 최근 국제사회에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t(leaflets) could spread of counter regime thinking. They are very sensitive about that…”

북한 주민 몇 명만 전단을 봐도 북한 사회로 급속히 퍼져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적개심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강한 압박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민간 단체들의 전단 활동을 막도록 하고 대북 유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여론을 한국사회에 조성하기 위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에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자국민들에게는 북한의 의도를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We’ve told you that if you fire across the border , we’re going to fire back…”

북한에는 앞으로 총격을 가할 경우 더 심각한 반격에 직면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한국 국민들에게는 단순한 고위급 회담 합의 등 황병서 일행의 말보다 이번 총격 등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위기 고조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 중단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을 막을 법적인 당위성이 없다며, 이를 막아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it’s actually good….

북한 정권은 항상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있기 때문에 외부 정보를 통해 진실을 알리고 인권 보호 차원에서 잘못한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활동은 오히려 한국 정부가 담당할 책임이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를 위해 이를 하지 않는 만큼 대북단체들의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역시 한국 정부는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 I would urge South Korean government to allow the activists to continue…”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와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강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보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