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북전단 찬반 충돌 시, 살포 저지할 것"

24일 서울 마포구 금강산기업인협의회에 모인 금강산 관광 협력업체 대표들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내일(25일)로 예정된 가운데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대북 전단을 막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단체와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전단 살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한국의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대북 전단에 대한 기본 원칙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대북 전단은 허용을 하고 막고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헌법에 보장된 그런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그런 입장을 저희는 가지고 있습니다. “

류 장관은 다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안전 문제나 단체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점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우려를 갖고 있구요.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실제 총격을 한 것은 도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국민들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가 오게 된다면 그런 것들을 위한 조치들도 고려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경찰은 전단을 살포하는 현장에서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다른 단체와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전단 살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전단 살포 자체를 막을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규정한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적용해 단체들간의 충돌을 방지하겠다는 겁니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한국의 보수 성향 민간단체들은 25일 오후 1시 파주 임진각에서 5만여장의 전단이 담긴 대형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 보낼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인근 지역 주민들과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현장에 나가 전단 살포를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단 살포 저지 입장을 밝힌 경기도 파주 지역 주민의 말입니다.

[녹취: 파주 지역 주민] “국민이 편안하게 살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항시 이렇게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니.. 생계 외에도 지장이 많아요. 정부가 막지 않으니 우리 주민들이라도 막아야지요. “

북한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조국통일연구원백서’에서 전단 살포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라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백서는 또 미국과 한국 정부가 탈북자를 내세워 강행하는 전단살포는 고의적인 전쟁도발 행위며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남북 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명의의 성명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 등을 통해 2차 고위급 접촉과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사실상 연계시키며 연일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