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투자 의향 한국기업 늘어...시장 요소 도입 기대감'

지난해 12월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료사진)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남북한이 통일되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에 투자할 의향을 보이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기업 10 곳 가운데 8 곳이 남북한이 통일되면 경영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의 남북 경협업체 100개 사와 매출액 상위 2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습니다.

통일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44%가 ‘초기 충격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40%는 ‘매출 확대와 신사업 기회 제공 등으로 새로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통일 편익보다 부담이 더 클 것’이라거나 ‘긍정적 효과 없이 어려움만 가중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은 17%에 그쳤습니다.

북한에서 사업을 추진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34%가 ‘투자환경이 안정되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응답은 54%였고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2%에 불과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직후인 2012년 2월 당시 조사와 비교했을 때 투자 의향을 보인 기업의 비중은 11%포인트 늘어났고 투자 의향이 없다는 기업은 20%포인트 줄어든 수치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북한이 19개의 경제특구와 개발구를 신설하고 책임경영제와 같은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한 데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 “기업소와 농장에서 일정 부분을 채우면 추가적인 생산량에 대해선 소유권을 인정해 준다든지 하는 이런 것은 시장경제 요인이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을 도입했다는 게 남한 사람들이 봤을 땐 어떤 변화의 조짐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북한 투자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는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과 가공기지 구축'이 54%로 나타나 가장 많았고 이어 북한 내 인프라 구축 참여와 지하자원 개발, 북한 소비시장 진출, 그리고 동북아 진출 거점으로 활용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관계 변화에 대한 관심도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이전보다 관심이 늘었다는 응답이 45%, 새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응답도 30%나 나왔습니다.

하지만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5%가 ‘화해기류가 지속될 지 불투명하다’고 답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가 36%로 가장 많았고 한국 정부의 대응 한계를 지적한 기업도 16% 나왔습니다.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과제로는 ‘경제원칙에 충실한 북한정책 추진’이라는 답변이 34%로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