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탈북자 박연미 선정

탈북 대학생 박연미 씨가 지난 4월 호주 SBS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세계 여성 100인’에 탈북 여대생 박연미 씨가 포함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21 살의 탈북 여대생 박연미 씨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세계 여성 100인’에 포함됐습니다.

`BBC' 방송은 박연미 씨가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난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을 100대 여성에 선정한 이유로 밝혔습니다.

BBC 방송은 올해 두 번째로 과학, 의료, 인권, 교육,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여성 100 명을 선정했습니다.

한국에서 영어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박 씨는 각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국제 인권회의에도 참가해 연설하는 등 북한의 실상을 적극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북한 장마당 세대의 희망’이란 글을 기고했고, 이달 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서는 장마당 세대가 보는 북한의 변화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앞서 `VOA'와의 인터뷰에서 외부 세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의 북한 밖에 알지 못해서, 최근 장마당을 통해 달라진 요즘의 북한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한국에 와서 당황했던 것이, `북한에서 사회주의 생활양식으로 살아온 사람이 자본주의사회에 적응하는 게 힘들죠?' 라고 말하며 자본주의를 부각해서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도 사실상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쌀 한 톨도 공짜로 국가에서 받아본 것도 없고, 부모님이 장사를 하시며 돈을 벌어서 시장의 원리로 살아왔습니다.”

박 씨는 북한의 인권 참상도 생생하게 알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 아릴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린 ‘2014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 (One Young World Summit)에서 박 씨는 자신이 직접 겪은 끔찍한 일들을 알렸습니다. 아홉 살 때 친구 엄마가 미국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되는 장면을 직접 봤다는 것입니다.

[녹취: 박연미] "I saw my mother raped, The rapist was a Chinese broker.."

또 13살 때 북한에서 탈출하던 당시 중국인 브로커에게 어머니가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이 자리에서 전세계의 젊은 지도자들이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 씨는 `VOA'를 통해 북한에 남아있는 장마당 세대 친구들에게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저는 그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독재도 앞으로 무너질 날이 올 것이고, 그 날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 것을 저는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살아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 인권 유린이 심한 나라여서 그 날까지 살아만 있어 달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