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다음주 나란히 한국을 방문합니다.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처리를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행보여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각각 오는 10일과 11일 한국을 방문합니다.
노광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두 사람이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제4차 샤이오 인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샤이오 인권포럼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통일연구원이 2011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국제 토론회로 샤이오는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프랑스 파리의 ‘샤이오 궁전’에서 따온 겁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4박 5일, 킹 특사는 2박3일 일정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방한 기간 동안 외교부와 통일부 등 한국 정부 인사들과 면담하고 북한인권 관련 인사와 단체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광일 대변인입니다.
[녹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다루스만 특별보고관께서도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해 왔습니다. 방문했을 때는 인권이사회 제출 보고서 작성 등 자료수집 차 오신 적도 있고요. 킹 특사 방한 시에는 한국 정부 인사와도 면담을 갖고 북한인권 문제 관련 협의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동시 방한은 무엇보다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처리를 앞둔 시기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이번 방한 때 북한인권 결의안 관련 동향에 대해 한국 측에 설명하고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이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양측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유엔총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보고서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COI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COI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담은 이번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외교전을 펴고 있습니다.
북한은 ICC 회부 조항을 삭제하면 다루스만 보고관이 북한을 방문해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초청의 뜻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루스만 보고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다루스만 보고관에 대한 북한의 초청에 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개선이 궁극적인 목적인 만큼 이를 위한 대화가 계속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인권 현안과 관련한 미-한 두 나라 간 협력 문제가 논의될 전망입니다.
특히 최근 북한인권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기조와 관련한 양국의 공조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 등 2 명의 미국인 석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킹 특사는 미국 내 탈북자 정착과 북한인권법, 대북 식량 지원 문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