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현대판 노예 생활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10만 명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의 대응은 세계 최하위로 평가됐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주민 10만 8천2백 명이 현대판 노예의 피해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에서 43번째로 많은 겁니다.
호주의 국제 인권단체 ‘워크프리’ 재단은 세계 1백 67개국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를 담은 ‘2014 국제노예지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워크프리 재단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부채노동, 강제결혼, 아동에 대한 매매와 노동착취 등 노예계약에 의하지 않았지만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상태를 현대판 노예로 규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경우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에서 강제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수감자들이 조직적으로 강제 노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특히, 현대판 노예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인 1백 67위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현대판 노예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가 현대판 노예를 용인한다는 증거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보고서는 모든 조사 대상국들이 현대판 노예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지만, 북한은 현대판 노예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률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현대판 노예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서는 내다보면서, 이는 강제 노동에 대한 북한 당국의 용인, 인권 규정의 부재, 높은 빈곤 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해 보고서에서 전 세계에 3천6백만 명에 달하는 현대판 노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에서 전 세계 현대판 노예의 40%인 1천4백28만 명이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도에서는 세습노예, 강제결혼, 성매매, 아동착취 등 각종 노예제가 성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중국에서 가사노동, 강제결혼, 성매매 관련 현대판 노예가 3백24만 명으로 조사됐고, 파키스탄(2백5만 명), 우즈베키스탄(1백20만 명), 러시아(1백4만 명)가 뒤를 이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