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북자 정착 지원 회의 "자립 지원에 초점 맞춰야"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하나재단 주최 '통일과 북한이탈주민의 역할' 국제세미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 여성들의 정착 지원과 관련한 국제회의가 한국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탈북 여성 두 명은 북한 개천교화소의 인권 유린 실태를 증언하고 한국 정착을 위한 적절한 지원책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한국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주관한 ‘탈북자의 성공적인 정착과 지원’에 관한 세미나에 선글라스를 쓴 탈북 여성 2 명이 증언을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두 아들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탈북 여성 A 씨, 압록강을 넘나들며 짐을 나른 죄로 1년 3개월 형기로 개천교화소에 수감됐습니다.

제1교화소인 개천교화소는 살아남기 힘든 곳이었다고 A 씨는 증언했습니다.

[녹취: 2013년 한국 입국한 탈북 여성 A씨] “일생 처음 개천교화소에 가보니까 매월 2-3 명 죽어 나갔어요. ‘뜨개반’에서 뜨개를 뜨고 있었는데 하루 평균 실적 2개 옷을 7벌을 생산해야 했어요. 몸이 허약하거나 불편해서 뜨지 못하는 사람은 매를 맞아야 하거든요. 매를 맞다가 어떤 사람들은 자살 행위로 바늘을 삼키고 있더라고요.”

A 씨는 또 개천교화소는 죽어서도 인권 유린을 당하는 지옥 같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2013년 한국 입국한 탈북 여성 A씨] “한 틀을 맞추면 3300 고압에다 넣는다는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30 명이 되어야만 7, 8월 무더울 때였는데 3300 고압에다 시루 찌듯 펼쳐놓고 고압을 투입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 타 죽죠. 죽어서도 또 인권 유린 당하는 거예요.”

또 다른 탈북 여성 B 씨, 지난 2008년 2월 한국에 왔습니다.

중국에서 두 번 북송 당한 B 씨는 첫 북송 당시 당한 고문이 너무 괴로워 다시는 탈북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출소 이후 먹고 살 길이 없어 다시 강을 건넜다고 말했습니다.

B 씨는 또 탈북 과정에서 탈북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탈북 여성이 브로커에 의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증언을 마친 탈북 여성 A 씨와 B 씨는 탈북 과정에서 북한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런 상태에서 한국에 온 탈북 여성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달라고 한국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남북하나재단 정옥임 이사장입니다.

[녹취: 정옥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일단 중국에서 이런 여성들을 위한 긴급구호에 대한 후원을 많이 해야 하고, 들어온 여성들에 대해 스스로 동기 부여해서 일자리 달라는 오늘 주문이 있었고, 저희가 이미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통일 과정에서 결국은 이 75% 여성의 역할이 굉장히 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지원 정책에 초점을 맞춰갈 예정입니다.”

정 이사장은 이어 한국의 탈북민 정착정책이 20년 정도 됐다면서 근본적 재검토 속에 관련 정책을 보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