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언론, 김여정 역할 고모 김경희와 비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대표적인 반미교양 시설인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의 뒤에 서 있는 김여정(붉은 원)의 모습이 눈에 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으로 공식 활동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김여정이 고모 김경희처럼 정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습니다.

언론들은 김여정이 26살 혹은 27살로 추정되며, 오빠와 함께 스위스에서 유학했고, 지난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고 소개했습니다.

언론들은 특히 김여정을 고모 김경희와 비교했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김여정의 공식 활동은 그와 김정은 제1위원장 사이의 상호 신뢰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잡지는 김여정의 고모 김경희가 오빠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17년 간 활약했다며, 김여정도 김경희처럼 고위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훈련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또 다른 김 씨가 최고위층으로 부상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지도자들에게 여동생들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경희를 소중한 보좌관으로 여겼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올해 김여정이 노동당 공식 행사들에 나타나기 시작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김여정을 북한 체제 안에서 점차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는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여정을 고위직에 임명한 것은 권력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렘코 브뢰커 한국학 교수는 이 신문에 “만약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자인데다 자신보다 어린 김여정을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 주변에 의지할 만한 사람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라며 “김정은은 김여정이 측근이자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돼 주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뢰커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권력을 확실히 잡은 상태에서 여동생을 권력 요직에 임명한 건 아닌 것 같다며, 강력한 지도자는 이유 없이 공식 석상에서 6주나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김여정의 어린시절을 소개했습니다.

통신은 과거 13년 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의 자서전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김여정,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와 서로 신뢰하는 관계였다고 전했습니다.

겐지 씨는 자서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철보다 김정은과 김여정을 총애했다며, 식사 자리에서도 이들을 더 가까이 앉혔다고 회고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