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니 영화사를 겨냥한 해킹이 태국의 한 고급 호텔 전산망을 통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북한이 배후라는 주장이 거듭 제기돼 더욱 주목 받고 있는 사건인데요,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국의 수도 방콕 시내에 자리한 세인트 레지스 호텔. 하룻밤 객실 요금이 250 달러 정도 되는 고급 호텔입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8일 이번 해킹 수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소니 영화사의 기밀정보를 유출시킨 사이버 공격이 이 호텔의 초고속 전산망을 통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해커들이 남긴 흔적을 추적한 결과 이 호텔 안에서 사이버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겁니다.
다만 해커들이 호텔에 투숙했었는지, 로비에서 무선 인터넷망에 접속했는지, 아니면 다른 장소에 근거를 두고 작업하면서 단순히 호텔 전산망을 경유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소니 영화사 해킹 당시 악성코드와 해커들 간의 연결 IP 주소 중 한 개가 태국의 한 대학으로 돼 있는 점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커들이 대학의 개방된 통신망을 종종 이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해킹 범죄의 혐의자로는 북한이 주로 거론돼왔습니다. 사이버 공격에 사용된 기법이 지난해 3월과 6월 한국 은행과 언론사 등에 집중적으로 해킹이 이뤄진 이른바 '다크서울' 사태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는 겁니다.
소니 영화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평화의 수호자’라고 주장하는 해커들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아 할리우드 유명 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천 명의 신상, 그리고 미개봉 영화 등이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소니 영화사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 음모를 다룬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 제작사로, 북한 당국은 그동안 보복을 경고해 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