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일부 의원들이 북한의 해킹 사태로 상영이 취소된 영화 `인터뷰'를 백악관과 의회에서 상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일반 미국 시민들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22일 소니 영화사에 편지를 보내 ‘인터뷰’를 미 의회 의사당에서 상영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셔먼 의원은 이 편지에서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인터뷰를 의원들이 보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의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의사당 상영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셔먼 의원은 의사당 상영은 의회가 언론자유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미국의 가치가 독재자의 위협 때문에 훼손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예산을 만들어 `인터뷰' 관람객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셔먼 의원은 예술 분야에 관심이 큰 하원 내 예술산업 코커스 의장으로, 미국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헐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가 지역구입니다.
공화당 소속 데이비드 비터 상원의원은 지난 19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인터뷰'의 백악관 상영을 요청했습니다.
비터 의원은 이 편지에서 1월 5일 주간에 의원들을 초대해 백악관에서 `인터뷰'를 상영하고, 이어 사이버 공격에 대한 강력하고 실질적인 보복 조치를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비터 의원은 이번에 상영 취소라는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북한과 다른 불량국가들이 더욱 대담해질 수 있다며, 미국이 악한들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소니 영화사에 `인터뷰'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라고 제안했습니다. 롬니 전 후보는 17일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소니 영화사가 포기하지 말고 싸울 것과, 영화 `인터뷰'를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무료배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소니 영화사는 해커들이 ‘인터뷰’ 상영 예정인 극장들을 위협한 뒤 17일 개봉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미국인들의 절반가량은 `인터뷰' 개봉 취소가 실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회사인 IPSOS가 2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소니의 개봉 취소에 반대한다고 대답했으며, 개봉 취소에 찬성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9%에 그쳤습니다.
특히 미국의 영화 관련 웹사이트인 IMDB에서는 3만2천여 명이 `인터뷰' 영화에 10점 만점 평점을 줬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9점 이상의 평점을 받은 영화가 거의 없습니다.
또 로튼 토마토라는 영화 웹사이트에서는 2천 9백여 명의 설문조사 참가자 가운데 96%가 `인터뷰' 영화를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