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늘(13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설 연휴를 전후로 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의 키 리졸브 훈련이 2월 말에서 3월 초로 1주일 가량 연기됐다는 한국의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군사훈련 일정은 이산가족 상봉 계획과는 무관하게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한-미 연합연습은 기본적으로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연간 계획으로 하기 때문에 한참 전에 이 일정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계획과는 무관하게 결정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북한은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미-한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한 데 이어, 최근 미국에 대해서도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로 중단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군사훈련에 민감한 방안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며 지난해10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 재연기 이후 첫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2월 하순에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군 소식통은 군사훈련 일정은 수 개월 전에 이미 결정된 것으로 북한이 한국과 미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도발의 명분을 축적 하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북한이 주장하는 흡수통일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도 과거 정부와 같이 자주•평화•민주 원칙에 입각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통일 방안을 계승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설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최대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이를 위한 추가 대화를 제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한국의 탈북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풍자한 영화 ‘인터뷰’의 DVD를 북한으로 보내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DVD 살포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해당 단체에 보내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말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안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런 공식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 역시 남북대화의 수요가 있는 만큼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과 미-북 관계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화의 시점과 형식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