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가 합의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진전이 별로 없습니다. 북한은 1차 조사 결과를 아직 일본 측에 통보하지 않았고, 일본 정부도 기한을 설정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회의 이즈카 시게오 대표가 13일 야마타니 에리코 일본 납치문제담당상을 만나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의 현황을 물었습니다.
[녹취: 이즈카 시게오,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회 대표]
북-일 협상이 타결된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에 언젠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제 중의원 선거도 끝났고 새해도 시작된 만큼 변화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 담당상은 북한이 아직 1차 재조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야마타니 담당상은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납치피해자 가족들은 일본 정부가 기한을 설정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라고 기한을 정하기 보다는 북한이 재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결과를 빨리 통보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인 납치 문제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며, 대화와 압력, 행동 대 행동의 틀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정부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납치문제 재조사 현황을 점검한 뒤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당시 일본 대표단은 1차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오냐고 북한 측에 물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무조건 기다릴 생각은 없다면서도 기한을 정해 놓고 대북 제재를 재검토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당초 북한의 1차 재조사 결과는 지난해 9월에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1차 재조사 결과 통보에 상응해 북한 선박 만경봉 호의 일본 재입항과 쌀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을 일본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통보 시점보다는 새로운 정보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며, 납치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어야 추가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