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에 대화 호응 촉구..."추가 대화 제의 없어"

지난달 29일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1월 중 남북간 상호 관심사에 대한 당국자 대화를 가질 것을 북측에 공식 제의하고 있다.

북한이 이달 중 당국 간 대화를 갖자는 한국 정부의 제의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대화에 조속히 나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하기 위한 추가 대화 제의는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14일 민족통일협의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지난달 말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의했고,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대화에 나올 것을 북한에 직접 촉구했다며 이제 북한이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통일로 가는 길에 다툼과 분열이 있더라도 연대와 공감의 정신으로 극복한다면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조속히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당국 간 대화가 개최되게 되면 이산가족 문제는 최우선 과제로 협의를 해야 될 대상이고, 현재로서는 일단 북한이 이러한 대화의 장에 응해 나오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

임 대변인은 그러나 현재로선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하자는 적십자 실무접촉을 위한 추가 제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남북이 서로 협의하자는 것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직 적십자 실무접촉을 위한 그런 추가 제의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29일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비롯한 남북 간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대화를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는 답하지 않은 채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한 군사훈련과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한국사회 내 ‘종북’ 논란과 대북 전단 살포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미국을 ‘남북관계 개선을 막는 훼방꾼’이라고 비난하며 미국 정부의 적대정책 전환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한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군사훈련과 전단 살포 등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전형적인 기만전술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만일 한국 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북한은 또 다른 요구조건을 내세우며 남북관계를 끌고 가려 할 것이라며, 북한은 당분간 군사훈련과 전단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 역시 대화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대화에 나올 것으로 본다며, 한국 정부의 태도와 미-북 관계 등을 따져본 뒤 대화 제의에 대한 답변을 해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