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통계상 북한에 원유 수출을 전혀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중 교역액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중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실적은 전혀 없습니다.
지난 2013년 중국의 대북 수출 품목 가운데 원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2만 t 정도의 원유를 수출하다 2013년에는 57만 t으로 수출 규모를 늘렸습니다. 매달 평균4만 t이상 수출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갑자기 북한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기 보다는 단순히 공식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처형된 이후에 북한과 중국 관계가 경색되고 그 와중에 원유 수출가격이 합의가 안됐습니다. 실제로 원유수출은 이뤄졌지만 결제가 미뤄지다 보니까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임 교수는 지난해 북한의 공장 가동률이 상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산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북한과 계속해서 정상적인 무역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북한과의 원유교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관계 악화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의 대북 수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모두 1억5천만 달러가 수출돼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면서 대북 수출품목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대북 교역은 63억9천만 달러로 1년전에 비해 2.4% 줄었습니다. 북-중 교역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2013년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으로 북-중 관계가 경색된 여파가 지난해 무역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나진-선봉 경제특구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북한과 중국간의 경제협력 또는 무역이 이전에 비해서 많이 감소한 것으로 저희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증가 추세에 있던 북-중 교역규모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의 대외 무역구조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기는 아직 이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태 담당 부총재 고문입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The Chinese have become...”
중국 정부가 북한 측에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동북 3성의 지방정부와 중국 기업인들이 북한과의 경제관계를 상당부분 맡고 있는 만큼 경제적 이해관계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지난해 중국의 대북 교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를 보였는데, 특히 대북 수출액은 35억 2천만 달러로 3% 줄었습니다. 밀가루와 요소비료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20t 이상 화물차도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반면 콩기름은1억1천만 달러를 기록해 중국의 대북 수출 2위 품목의 자리를 이어가면서 30%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합성직물이 8천8백만 달러, 휴대전화가 8천2백만 달러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중국산 휴대전화 수입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에는90%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입액은 28억 달러를 기록해 2.4% 줄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석탄과 철광석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무연탄은 11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18% 줄었고 철광석도 25% 감소해 2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북한 의류제품은 중국 시장 진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남성용 외투와 여성용 외투는 각각 1억 달러대의 수출을 기록해 30%가 넘는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