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는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북한이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또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 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선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 협상에 임해야 하고, 그런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본부장은 28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3자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은 세 나라의 공통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6자회담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방법에 대해서 미-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와도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6일 서울에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비핵화 대화를 조기에 가동할 필요성에 대해 북한을 뺀 5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황 본부장은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과 대화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소니 해킹’ 사건 이후 행정명령 발표 등 북한에 대한 압박 조치를 강화한 데 대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닫았다는 관측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과 핵 문제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 놓은 것은 이른바 ‘투 트랙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같은 맥락에서 남북대화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임시중단하면 핵 실험도 임시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선 부적절한 발상이라며 거부 의사를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미-한 합동군사훈련은 연례적, 방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고 투명하게 진행되는 반면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이미 금지행위로 규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은 지난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수석대표 회의를 끝으로 지금까지 6년 이상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 일본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번번이 깬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선행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