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자 10명 중 6명, 북 가족에 생활비 송금 경험"

지난 2009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구직박람회에 참석해 채용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0 명 가운데 6 명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나 북한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는 역송금 사례도 일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해 12월 탈북자 4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9%가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지난해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한 해 북한으로 송금한 총 액수는 ‘9백 달러에서 천8백 달러’가 36%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9백 달러 이하’가 31%, ‘1천8백에서 2천7백 달러’가 17%로 뒤를 이었습니다. 4천 5백 달러 이상 보냈다는 응답도 5%나 됐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임순희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임순희 연구위원] “송금 방식이 조금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중국의 은행을 통해 직접 바로 전화로 확인해 그 자리에서 돈을 받는 경우도 있구요. 아무래도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나 죄책감 때문에 모아둔 돈이나 빚을 내서라도 송금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송금 과정에서 브로커들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응답자의 71%가 송금액의 21~30%를 수수료로 지불한다고 답했습니다.

중국이나 북한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생활비를 송금 받은 역송금 사례도 5 건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4 건은 중국에서, 1 건은 북한의 가족으로부터 송금 받았으며 북한의 가족이 한국으로 보낸 송금액은 2천5백 달러였습니다.

임순희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임순희 연구위원] “중국에 남아 있던 한족 남편이 한국에 온 탈북 여성과 아이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한 경우고, 북한의 사례는 경제활동 등을 통해 돈을 획득해 한국의 가족에게 송금한 경우가 있었어요.”

이와 함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경제활동 실태가 한 해전보다 다소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탈북자들의 고용률은 전년도보다 5%포인트 높아졌고, 반면 실업률은 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월평균 소득도 천3백 달러로 한 해 전보다 118 달러 늘어났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 한국민의 6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탈북자들의 비율은 29%로 일반 한국민의 4.5 배나 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