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격리 조치 해제'

지난해 10월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보호복을 입은 보건 요원들과 구급차가 대기해있다.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실시해온 내외국인 입국자들의 격리, 관찰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일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 국가비상방역위원회가 북한주재 외국공관과 국제기구 대표처에 공문을 보내 모든 입국자의 격리, 관찰 조치의 해제를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세네갈 등 북한이 지정한 아프리카 7개국에서 온 사람들은 이번 해제에서 제외됐습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평양 순안국제공항 관계자는 이미 지난 2일 오후 에볼라 격리조치를 해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 2일 순안공항에 도착한 여객기 승객들에 대해서는 격리 조치가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하순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외교관과 사업 목적의 외국인 입국자는 물론 북한 주민에 대해서도 21일 간의 격리, 관찰 조치를 엄격히 시행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러시아와 중국을 다녀온 뒤 21일의 격리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공관원과 무역일꾼, 근로자 등도 비자 연장과 같은 제한적인 용무로만 귀국이 허용됐고 이 경우에도 압록강변의 국경도시인 신의주까지만 갔다가 곧바로 중국으로 돌아가는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에볼라 공포증에 빠진 것은 의료시설 기반이 취약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한국 국정원은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의 생물무기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신화통신'은 북한의 에볼라 격리 조치 해제에 대해 최근 세계적으로 에볼라 감염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는데다 경제와 대외교류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입국자 격리 조치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입국자 격리 조치를 풀었다는 소식에 중국의 여행사들은 외국인 관광이 재개되는 시점이 언제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업계는 북한 당국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중국인 등 외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사업이 늦어도 다음달 중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 관광업계는 이와 함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집중되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의 노동절 연휴에 북한관광도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