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상 "필요하면 미국 선제타격 가능"

북한의 리수용 외무성 부상이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은 북한이 미국에 선제타격을 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날로 가중되는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제는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리수용 외무상] “이제는 우리도 미국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선제타격도 가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이제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을 일방적으로 위협하던 시대는 완전히 지나갔으며, 군사적 위협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반도의 현실은 누구의 잘못으로 세계의 핵 군축 과정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앞으로 북한의 대응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특히 지난 2일 한국 전역에서 시작된 올해 미-한 합동군사연습은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 성격이 강하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외무상이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의 이날 발언에 대해 아직 공식 논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그동안 줄곧 북한의 `선제타격 위협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며 "도발이나 위협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