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오늘 (5일)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테러 공격을 당해 크게 다쳤습니다. 주한 미국대사를 겨냥한 사상 초유의 테러로 앞으로 미-한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아침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던 중 한국의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대표로부터 테러를 당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 윤명성 서장은 사건 직후 긴급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윤명성 종로경찰서장] “오늘 오전 7시40분경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내에서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초청된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참석했던 김기종으로부터 과도로 피습을 당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연을 준비하던 도중 민간단체 ‘우리마당’의 대표인 김기종 씨로부터 흉기로 오른쪽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 당했습니다. 김 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머리 테이블에서 리퍼트 대사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장윤석 민화협 공동상임의장 겸 새누리당 의원은 리퍼트 대사와 담소를 나누던 중 부근 테이블에 앉아 있던 범인이 접근해 대사를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윤석 민화협 공동상임의장] “6번 테이블에 앉아 있던 범인이 통역의 자리인 리퍼트 대사 우측으로 접근을 해 뭔가 위해를 가하려는 동작을 하게 되면서 헤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분들은 그 범인을 인지하게 됐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가해하는 순간 순간적으로 범인을 덮쳐 홀 바닥에 쓰러뜨렸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범인을 제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병원으로 옮겨져 2시간 반 동안 봉합수술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퍼트 대사를 치료한 연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얼굴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주요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입니다.
[녹취: 정남식 연세의료원장] “얼굴 상처는 오른쪽 광대뼈에서 아래턱까지 길이 약 11센티미터 깊이 3센티미터 정도입니다. 다행히 안면신경이나 침샘 부위 등의 주요 손상은 없었습니다”
병원 측은 또 리퍼트 대사가 왼쪽 팔뚝에 3센티미터 가량 관통상을 당하면서 새끼손가락의 신경과 엄지와 검지를 펼 때 쓰는 신경이 손상됐지만 봉합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테러를 저지른 김 씨는 붙잡힐 당시 미-한 연합훈련이 전쟁훈련이라며 이에 반대해서 테러를 했다고 외쳤고 경찰 조사에서도 미-한 연합훈련이 남북화해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범행이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전쟁훈련 때문에 우리 남북 이산가족이 못 만났습니다. 전쟁훈련 중단시킵시다…”
이번 테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사건 진상과 배후세력까지 엄중하게 조사하는 한편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주한 외교사절 등 요인에 대한 신변보호와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은 김 씨가 1998년 민화협 회원단체로 등록한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대표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민화협은 이 단체가 실제 활동이 없는데도 행정적으로 말소처리를 못했다며 앞으로 의장단 회의를 열어 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범인 김 씨는 지난 2010년 7월 주한 일본대사에게도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는 등 전과 6범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또 지난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민족화합운동연합’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나무심기 목적으로 여덟 차례 북한의 개성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