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미 대사 테러 배후 등 철저 수사"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어제 (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범행 목적과 배후 등을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오늘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피의자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에서 미국대사가 테러 공격을 당한 것은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충격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6일 밝혔습니다.

중동 4개국 순방 차 아랍에미리트를 공식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수행 중인 수석비서관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반미와 미-한 군사훈련 중단 등 범인의 극단적인 주장과 행동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대다수 한국 국민들의 생각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범행 목적과 배후 등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리퍼트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에 대해 살인 미수와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사전에 흉기를 준비한 계획적 범죄이고 얼굴과 손 등을 수 차례 공격해 깊은 상처를 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서장은 또 김 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명성 종로경찰서장] “모두 7차례에 걸쳐 북한을 왕래했고 2011년 12월 대한문 앞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한 사실이 있어서 이들 행적과 이번 범행과의 관련성, 그리고 국내외 배후세력 존재 여부에 대해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수사 중에 있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집과 사무실을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문건 등을 압수하고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 송수신 내역도 분석 중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6일 오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북한과의 연계를 부인했습니다.

한국 검찰은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팀장으로 이 사건을 전담할 특별수사팀을 만들었습니다. 공안1부 등 검사 10여 명을 포함해 모두 40 명 안팎으로 꾸려진,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수사팀입니다.

한편 범행을 저지른 김 씨는 이전에도 잦은 극단적 행동으로 한국의 진보적 시민운동가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의 지인들은 김 씨가 독립운동가를 자처하며 자신의 행동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섭섭해 했고, 지난 2010년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졌을 때는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다며 기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2월 서울시 주최 행사에서도 난동을 부려 이후 서울시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관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리퍼트 대사는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윤도흠 원장입니다.

[녹취: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 “오늘 아침에 뵈니까 다시 한 번 저희한테도 감사하고 전 국민에게 염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한국말로 하셨고요, 현재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주치의 소견으로는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에 실밥을 제거하고 그 후 상처 상태에 따라서 퇴원을 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입원 이틀째인 6일 이완구 한국 국무총리가 병실을 찾아 리퍼트 대사를 위문했습니다.

이 총리는 병문안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국민들이 많이 놀랐을 것이라며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고 리퍼트 대사를 위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리는 또 양국의 동맹관계가 이런 일로 훼손돼선 안되며 오히려 더 결속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