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쿠바의 외무장관들이 두 나라의 전통적인 우의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쿠바는 같은 날 미국과 관계정상화 협상에 나섰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쿠바를 방문 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16일 수도 아바나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과 만났습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전통적으로 가까운 두 나라 관계를 앞으로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쿠바 관영 `프렌사 라티나 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북한과 쿠바가 우정과 형제애에 바탕을 둔 역사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리 외무상의 쿠바 방문이 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두 나라가 선결과제는 물론 국제 문제에서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쿠바는 외세의 개입 없는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며, 어떠한 정치적 간섭이나 내정 문제 조종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비록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쿠바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북한과 연대하고 지지하는 쿠바에 감사를 표하며, 두 나라 관계를 확대하고 강화하고 싶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쿠바는 두 나라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같은 참호’에서 투쟁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달리 쿠바는 최근 미국과 적국 관계를 청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두 나라는 53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리 외무상이 로드리게스 외무장관과 만난 16일에 아바나에서는 미 국무부와 쿠바 외교부 당국자들이 양국 간 관계정상화를 위한 3차 협상을 벌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미주기구 OAS 정상회의 이전에 아바나에 미국대사관을 개설할 계획이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리 외무상은 최근 쿠바 외에도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지난 8일에서 12일까지 벨라루스를 방문한 뒤 13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고, 이어 15일 쿠바에 도착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