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에 희토류 매장량을 부풀려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지하자원 개발 사업에 외국 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한 유인책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대외용 웹사이트인 ‘조선의 오늘’을 통해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희토류의 양이 무진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국가자원개발성 조사국 책임부원은 23일 이 매체와의 대담에서 수 년 전 호주 지질학자가 수행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이 2억 천600만t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책임부원은 2010년 세계 희토류 소비량이 14만t 정도에 불과했다며 북한의 매장량은 대단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책임부원은 러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 의향을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2차전지, 태양열 발전 등에 꼭 필요한 물질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지하자원입니다.
특히 희토류 매장지가 중국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엄청난 양이 묻혀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북한 자원 전문가들은 호주 지질학자가 2억t이 넘는다고 한 매장량에 대해 직접 탐사가 아닌 만큼 추정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희토류 매장지역은 대부분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어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북한 대변지인 ‘조선신보’에서 매장량을 2천만t 정도로 언급한 적이 있었다며 북한이 희토류 매장량을 부풀려 발표하는 것은 자원개발 사업에 외자를 유치하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작년에 광물 가격이 하락해서 중국에서 들어오는 외화가 20% 이상 줄고, 투자가 따라야 하는데 자기 내부적으론 투자에 필요한 재원 조달이 안되고 그러니까 북한에 투자하면 희토류가 많고 기업이 이익을 많이 볼 수 있는 광종이다, 그래서 투자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투자 유치 차원이라고 봐요.”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북한과 합작으로 북한 내륙철도의 개보수 사업에 착수하면서 희토류를 포함한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도 뛰어들어 자금을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희토류의 양도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희토류는 60t 남짓으로 전년보다 1.5배 증가했습니다.
최경수 소장은 그러나 중국으로의 수출량이 늘었다곤 하지만 총량으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북한의 희토류 생산이 지속적으로 이뤄질지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희토류는 채굴부터 정제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대규모 자본과 축적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대내 매체에도 희토류에 대한 기사들을 많이 내보내고 있다며 귀중한 지하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민들에게 밝은 미래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