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하원의원들이 어제(21일) 북한에 친지를 둔 재미 한인들의 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60년 넘게 기다린 이산가족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달라는 호소를 담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하원에 제출된 결의안에는 한반도 분단의 비극과 이산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산가족들의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며, 북한이 이들의 친지 상봉을 허용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친선 도모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찰스 랭글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결의안에는 에드 로이스 공화당 의원이 공동 발의자 대표로 이름을 올렸고 그 밖에 18명의 의원들이 참여했습니다.
6.25 전쟁 참전용사인 랭글 의원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들과의 생이별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다며, 60년 넘게 북한의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친지 상봉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랑하는 이들과 잠시라도 재회하는 것이 80대와 90대에 접어든 많은 이산가족들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과 60년 동안 떨어져 살아야 했다며, 결의안이 이들의 상봉을 돕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랭글 의원은 지난 2014년 2월 ‘이산가족상봉 촉구결의안’을 처음 제출하고 지난해 11월 미 의회에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기록영화를 상영하는 등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마크 커크 상원의원과 함께 한국계 미국인들과 북한 내 친지 상봉을 우선시 해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랭글 의원 사무실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노력으로 지난해 2월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지만 한국계 미국인은 여기에서 배제됐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의안 제출을 계기로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들에게도 역사적 상봉을 허용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1월 한국계 미국인과 북한 내 친척의 상봉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하는 조항이 담긴 국방수권법에 서명했습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다음해 12월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하여금 이 사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하는 잠정세출법안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