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최초 여학생 입학…첫 남미 유학생 배출

지난 2011년 북한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강의가 끝난 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이 처음으로 여학생을 받아들였습니다. 또 최초로 브라질의 경영대학원, MBA 과정에 학생들을 입학시키기로 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3월 평양과기대에 여학생들이 입학했다고 이 학교 김진경 총장이 밝혔습니다.

[녹취: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 “아주 적응 잘하고 있습니다. 남학생들하고 여학생들하고 식사도 다 같이 하고요. 운동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김 총장은 1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학교 측 요청을 받아들여 1백50명의 신입생 가운데 10명을 여학생으로 채웠다고 말했습니다.

평양과기대 최초의 여학생은 모두 북한의 영재학교인 ‘제1고등중학교’ 졸업생들입니다. 일반 대학에 2년 이상 다닌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선발 방식을 깨고 처음으로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곧바로 진학시킨 겁니다.

여학생들은 기존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1년 동안 영어 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은 뒤 전공 부문을 선택하게 됩니다.

김 총장은 여학생 수를 계속 늘리기 위해 기숙사 2개 층을 여학생 전용으로 바꿨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여학생 기숙사 건물 한 동을 따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여성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 규모를 늘린다는 취지에 북한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총장은 또 평양과기대 최초로 남미 유학생을 배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 “브라질 대학에 MBA(경영대학원) 코스로 세 학생이 다음달 떠날 겁니다.”

평양과기대 학생들은 그동안 영국 캠브리지대학과 웨스트민스터 대학 경영대학원에 유학한 전례가 있지만 브라질 대학 MBA 과정 입학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양과기대는 2010년 10월 개교 당시부터 과학.기술 부문과는 별도로 금융, 회계, 무역실무, 기업운영, 인사관리 등 경영학 전반을 가르치는 상경대학을 운영해왔습니다.

앞서 호베르투 콜린 평양주재 브라질대사는 지난달 2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과기대 학생들의 브라질 유학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 브라질대사관이 평양과기대에 포르투갈어 교재와 기자재를 기증하는 등 양국 간 협력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총장은 아울러 지난해와 올해 초 두 차례 개교를 연기했던 의과대가 마침내 오는 9월 문을 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 “그 동안 오랫동안 준비하던 의과대학 건물 착공식을 다음 주에 합니다.”

북한의 ‘류경건설’이 공사를 맡아 5월 둘째 주부터 건물을 올리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입학하는 의대생들은 건물이 완공되는 내년 9월까지 평양과기대 교실에서 영어수업 등을 듣고 북한 당국이 신설 의대에 제공한 김만유병원과 평양구강종합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게 됩니다.

평양과기대는 당초 지난해 가을학기 개교를 목표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3년제 대학원 과정인 의과, 치과, 약학, 보건대학과 4년제 학부 과정인 간호대학 등 5개 의대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착공과 기자재 확보가 지연되면서 개교를 계속 미뤄왔습니다.

김 총장은 올 가을 치과와 보건 대학 수업을 우선 시작한 뒤 의대와 약대, 간호대 학생을 차례로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