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사이에 북한은 핵 능력을 강화했다고 미국의 유력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사이에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됐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이 현재 핵무기 10여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말에는 최대 20 개로 증가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미국이 진행하는 이란과의 핵 협상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지난 20년 간의 미국의 노력이 실패해 북한이 핵무기 수를 늘리고 있는 현 상황을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매우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두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의 합의는 이란과의 합의처럼 구체적이지 않았고,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 NPT를 준수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NPT를 탈퇴했다는 겁니다.
또 이란은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일부 허용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수 년 동안 전혀 사찰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란 지도부는 서방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제재를 끝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지만, 북한은 고립을 정권 유지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의 전략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정권 출범 초기 몇 달 동안은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이 바로 핵실험을 강행하자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이란이 협상 성과를 내기에 더 나은 상대라고 판단한 반면, 북한은 제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야 할 상대로 여기게 됐다는 겁니다.
신문은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이 이란 문제에 집중하는 지난 2년 동안 벌어진 일들로 인해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전략가들은 이란과 파키스탄, 시리아에 미사일과 다른 기술을 판매한 전력이 있는 북한이 2020년까지 핵무기 50여 기를 보유한다면 고농축 우라늄 수출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은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올해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을 타결해 경제제재에서 벗어나면 북한도 그 뒤를 따를 것이라며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지만 또 다른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를 몽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