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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이란 핵 협상 모델, 북한 적용 불가'


지난달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핵 대화에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핵 대화에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등 서방 6개국과 이란의 핵 합의는 북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미국의 유력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3일 인터넷 블로그에 ‘이란 합의안이 북 핵 협상의 견본이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선 북한이 이란과 달리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이란과 맺은 합의는 ‘브레이크아웃 타임’ 즉, 핵무기 보유를 결정한 시점부터 핵 물질 확보까지 걸리는 시간을 현재 2~3 개월에서 1년 정도로 늘리는 것인데 북한은 이미 12 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이란이 협상에 임하면서 경제제재 해제를 가장 원한 것과 달리 북한은 체제에 대한 보장을 원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특히 주한미군 감축까지 요구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세 번째 차이는 북한의 핵 시설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0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한 미국 전문가는 북한이 다른 비밀 핵 시설들을 갖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북한은 이미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의 핵 시설 접근을 막은 전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차이는 북한이 핵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탐색적 대화’를 여는데 공감했지만, 아무런 진전의 기미가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미국 정부가 이란 핵 합의 이행에 집중해 북 핵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2012년 2.29 합의가 파기된 이후 미국의 관심이 식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초기 합의를 맺은 이란 핵 문제에서 추가 진전을 보길 원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포브스' 지도 3일 이란과 북한의 차이점을 지적하는 아시아 문제 전문가 돈 커크 씨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이란은 산업 용도를 위해 핵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공개적으로 핵탄두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커크 씨는 하지만 이란 핵 협상이 북한의 핵 야욕을 꺽는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란과 같이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면 북한이 핵 협상에 다시 임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모스크바를 방문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에게 핵 개발 자제를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커크 씨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이란과 같이 서방과 화해를 하는 척 하면 얻을 것이 많다고 조언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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