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개발 구상을 제안하면서 한국 정부의 중요한 숙원사업이 된 국제철도협력기구 (OSJD) 가입 여부가 오는 4일 결정됩니다.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라시아 철도 운행을 위한 국가 간 협력기구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2일 열렸습니다.
오는 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선 여형구 국토교통부 차관이, 그리고 북한에서는 전길수 철도상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이번 회의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한국의 숙원사업인 이 기구의 정회원 가입 여부가 오는 4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현재 한국철도공사 (KORAIL)가 제휴회원 자격을 갖고 있을 뿐 회원국가가 아닌 상황입니다.
국제철도협력기구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8개 국가의 철도협력기구로, 시베리아횡단철도 TSR과 중국횡단철도 TCR을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선 가입이 필수적입니다.
한국으로선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개발 구상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기구 가입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가입이 성사되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대륙철도 시범운행 사업에 속도가 붙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TSR도 그렇고 이게 다 연결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대륙까지 가겠다, 그런 의미에서 물론 중간에 당연히 북한도 가지만 나중에 궁극적으론 베를린까지 가겠다는 거잖아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필요한 작업인 거죠.”
하지만 정회원 가입을 하려면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최대 변수입니다.
한국은 지난 2003년에도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 사장단 회의에서 북한은 러시아 등 다른 회원국들의 목소리에 밀려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을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하도록 묵인했지만 가입 자체에 대해선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프라하 회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2차 세계대전 전승 행사 참석 여부가 결정되기 전이었다며, 러시아의 초청장을 받아 놓은 상태에서 러시아가 지지하고 있는 한국의 정회원 가입을 안건 채택마저 못하게 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결국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불발되면서 북한으로선 한국의 정회원 가입을 찬성할 여지도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은 한반도 종단철도 사업에 대해 북한의 철도담당 기관 고위층들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해 북한의 입장에 모종의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야쿠닌 사장은 또 한국의 가입은 시간 문제고,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으로서 가입에 긍정적이라며 강력한 지지 의사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