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 핵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될 때까지 대북 군사 억지와 압박, 외교를 동시에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특히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일 현재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건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며,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진정한 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북한이 최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북 간 대화 중단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린 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담화에서 올 1월 미국이 미-한 연합훈련을 임시중단하면 자신들도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대화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거절했다며, 미국이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6자회담 합의를 깨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현재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We have to apply the right mix...”
북한을 다루기 위해서는 군사 억지와 압박, 외교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관한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등 미-한 군사동맹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강력한 대북 제재와 인권 압박을 유지하는 한편 북한 측에 외교의 문도 열어두고 있다고 러셀 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대북 압박의 목표는 북한에 벌을 주려는 게 아니라며 대북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It’s to bring North Korea’s leadership...”
북한 지도부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경제 지원을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는 절대 가능하지 않으며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러셀 차관보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대화 의지를 타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며,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북한이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비롯한 비핵화 약속과 의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또 북 핵 6자회담이 동북아시아 협력의 주요 사례이기는 하지만 보다 협력적이고 통합된 지역을 건설하기 위해 동아시아정상회의 (EAS),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등 공동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여러 기구들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