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 정부에 개성공단 메르스 검역 장비 지원 요청

지난 1일 중동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한 외국인들이 발열 감시 적외선 카메라에 열이 감지되자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정밀 체온측정을 받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으로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에 검역 장비를 요청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조만간 검역 장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일 개성공단을 오가는 한국 국민들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역용 열 감지 카메라를 지원해달라고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요청해왔습니다.

북한은 또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마스크도 지원해줄 것을 입주기업들에게 요청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빠른 시일 안에 열 감지 카메라 3 대를 북측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검역 장비를 지원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따라 열 감지 카메라 3 대를 북측에 지원했다 최근에 돌려받았습니다.

개성공단을 오가는 한국 국민은 하루 평균 4백 명 안팎으로,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을 오가는 모든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에는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만 발열검사를 실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개성공단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견된 이후 불과 보름 만에 환자가 두 자리 숫자로 급격히 늘어나고 이 가운데 2 명이 숨지는 등 전국적으로 메르스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한국에서의 메르스 발병 소식을 처음 전한 이후 연일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내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북측의 개성공단 출입 인원 제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아직까지 개성공단 출·입경을 북한이 통제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북한 내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 이후 4개월 동안 외국인들의 입국을 불허했습니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로, 감염이 되면 38℃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기침이나 호흡 곤란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유럽의 질병통제청에 따르면 2012년 4월 최초 환자가 보고된 이후 올해 5월까지 25개 나라에서 1천 167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4백 79 명이 사망했습니다.

메르스는 중동 지역 외에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